추석 연휴가 끝난 월요일이에요. 옷에 밴 기름 냄새가 아직 안 빠졌는데, 가족 대화방에 “설에는 전 좀 줄이자”는 말이 올라와요. 누군가 “성균관 차례상 간소화 표준안에 전 안 부쳐도 된다고 나와 있대”라고 답하고, 나머지는 조용하죠.
표준 차례상이 나온 지 4년이 지났는데도 상차림은 집집마다 그대로예요. 표준안은 권고일 뿐이고, 상을 정하는 건 가족이거든요. 표준안에 실제로 적힌 음식, 법령이 정한 범위, 다음 설 전에 가족과 맞춰 둘 것을 공식 자료와 보도로 확인해 모았어요. 올해도 부엌에서 한숨 쉬셨던 분, 계시죠?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는 2022년 9월 5일 차례상 표준안을 내놨어요. 송편(설에는 떡국)·나물·구이·김치·술에 과일 4종, 모두 9가지 정도면 충분하다는 내용이에요. 전처럼 기름에 부친 음식은 꼭 올리지 않아도 되고, 음식 놓는 자리도 가족이 정하면 된대요. 법령에는 가짓수 규정이 없으니 다음 설(2027년 2월 7일) 전에 가짓수와 역할, 비용을 가족과 미리 맞춰 두세요.
이 글에 나오는 말
- 차례: 설과 추석 아침에 조상께 올리는 약식 제사예요.
- 기제사: 고인이 돌아가신 날 지내는 제사예요. 명절 차례와는 다른 의례고요.
- 의례정립위원회: 유교 단체 성균관이 전통 의례를 요즘 생활에 맞게 정리하려고 꾸린 위원회예요.
- 표준안: 이 위원회가 2022년 9월에 낸 차례상 권고예요. 안 따라도 벌칙은 없어요.
- 건전가정의례준칙: 혼례·상례·제례를 간소하게 치르자고 정해 둔 대통령령이에요.
- 진설: 상 위에 음식을 차려 놓는 일이에요.
성균관 차례상 표준안 9가지, 정확히 뭐뭐예요?
한국일보 2022년 9월 5일 보도의 제목부터 “차례상 음식 9개로 충분”이에요. 최영갑 위원장이 발표에서 든 구성은 과일, 김치, 나물, 적, 송편이고 여기에 술을 올려요. 적은 고기나 생선을 꼬치에 꿰어 구운 음식이라 기사에서는 구이로 풀어 썼어요.
그럼 과일은 몇 가지일까요? 이듬해 설을 앞두고 이 표준안을 다시 소개한 기사가 있어요. 이데일리 2023년 1월 22일 기사인데, 떡국, 나물, 구이, 김치, 술, 과일 4종으로 적혀 있어요. 과일 넷에 나머지 다섯을 더하면 9가지예요. 추석에는 송편, 설에는 떡국이 들어가는 차이만 있어요.

상을 더 채우고 싶은 집을 위한 문장도 있어요. 위원회는 가짓수를 늘린다면 육류와 생선, 떡을 올려도 된다고 했어요. 9가지는 최소한이 아니라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기준인 거예요.
상 뒤에 두는 지방도 부담을 덜었어요. 사당이 없는 집이라면 지방 대신 조상 사진을 두어도 괜찮다고 했거든요. 한자로 지방을 쓸 사람이 없어 해마다 양식을 검색하던 집이라면 일이 하나 줄어요.
이 부분은 저희가 예전 글에서 잘못 적었어요. 기본 음식 6가지에 육류·생선·떡을 더하면 9가지 안팎이라고 썼거든요. 기사를 다시 읽어 보니 9가지는 과일 4종까지 넣은 기본 구성이었고, 육류·생선·떡은 그 위에 얹는 음식이었어요. 2026년 9월에 바로잡았어요.
차례상 간소화, 전 안 부쳐도 된다는 근거는요?
위원회가 든 근거는 조선 예학서 『사계전서』 제41권 「의례문해」예요. 여기에 “기름진 음식을 써서 제사 지내는 것은 예가 아니다”라는 기록이 있대요. 그래서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차례상에 꼭 올리지 않아도 된다고 했어요.
이 말은 1년 뒤에도 그대로였어요. 같은 위원회는 2023년 11월 2일 기일 제사 권고안을 냈어요. 경향신문 보도를 보면 이때도 전은 명절 차례에도 기일 제사에도 올리지 않아도 된다고 다시 밝혔어요.
설 차례상도 같아요. 앞의 이데일리 2023년 기사 제목부터 “설 차례상 전 안부쳐도 됩니다”였어요.
과일을 놓는 순서도 같은 발표에 나와요. 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이라는 홍동백서, 대추·밤·배·감 순서라는 조율이시는 예법 문헌에 없는 표현이래요. 제물을 놓는 자리는 가족이 합의해 정하면 된다고 했고요.
여기서 하나 오해하기 쉬워요. “안 부쳐도 된다”는 올리지 않아도 예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부치지 말라는 말이 아니에요. 온 가족이 둘러앉아 전 부치는 시간이 명절의 재미인 집이라면 그대로 해도 괜찮아요.
차례상 가짓수, 법으로 정한 건 없나요?
없어요. 정부 문서 가운데 차례를 다루는 건 대통령령인 건전가정의례준칙이에요. 조문을 열어 보면 생각보다 짧아요.
| 항목 | 건전가정의례준칙(대통령령) | 성균관 표준안(2022년 9월) |
|---|---|---|
| 모시는 조상 | 기제사를 지내는 조상(제주부터 2대조까지) | 적지 않음 |
| 때와 장소 | 매년 명절 아침, 맏손자의 가정 | 적지 않음 |
| 음식 | 평상시의 간소한 반상음식 | 9가지 정도, 전은 선택 |
| 놓는 자리 | 적지 않음 | 가족이 합의해 결정 |
| 성묘 | 각자 편한 대로, 제수는 간소하게 | 차례 전이든 후든 상관없음 |
| 강제력 | 벌칙 없음 | 단체의 권고 |
모시는 조상은 제20조에 따라 제주부터 2대조까지, 그러니까 제주의 부모와 조부모예요. 증조부모나 그 윗대까지 한 상에 모시는 집도 있는데, 준칙과 다르다고 문제가 되지는 않아요. 벌칙이 없는 권고거든요.
제21조가 차례를 명절 아침 맏손자의 가정에서 지낸다고 적은 건 의외였어요. 편집팀도 조문을 읽다가 한 번 더 확인했거든요. 이것도 권고라서 형제가 해마다 돌아가며 모셔도 어긋나는 건 없어요.
두 문서를 나란히 놓으면 빈칸이 보여요. 전을 몇 가지 부칠지, 누가 장을 볼지, 비용을 누가 낼지는 어디에도 없어요. 가족끼리 정해야 하는 건 바로 이 빈칸이에요.
사람들은 차례상 음식 몇 개가 적당하다고 봤을까요?
위원회는 표준안과 함께 설문 결과도 공개했어요. 2022년 7월,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 1,000명에게 물은 조사예요(한국일보 보도).
- 적당한 음식 가짓수: 5~10개 49.8%, 11~15개 24.7%
- 차례를 지낼 때 고칠 점: 간소화 40.7%
-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 13.6%

표준안 9가지는 절반 가까운 사람이 고른 5~10개 안에 들어가요. 그런데 네 명 중 한 명은 11~15개를 골랐어요. 한 집안에 모이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적당하다는 기준이 이만큼 달라요. 표준안만 내밀면 대화가 안 끝나는 이유예요.
비용 응답도 눈여겨볼 만해요. 10만 원대가 37.1%로 가장 많았고 20만 원대가 27.9%였어요. 9가지로 차리면 실제로 얼마가 드는지는 장 보는 곳과 식구 수에 따라 달라서 여기서는 계산하지 않았어요. 장보기 목록으로 바꿔 계산하는 건 다음 글에서 다룰게요.
추석 끝났으니, 다음 설 전에 가족과 뭘 정할까요?
올해 추석은 9월 25일 금요일이었어요(한국천문연구원 음양력 변환). 연휴는 24일 목요일부터 26일 토요일까지 사흘이었고요. 설·추석 연휴는 일요일이나 다른 공휴일과 겹쳐야 대체공휴일이 생겨서, 토요일과 겹친 이번엔 없었어요.
다음 설날은 2027년 2월 7일 일요일이에요. 연휴는 2월 6일 토요일부터 8일 월요일까지예요. 설 당일이 일요일이라 규정대로라면 2월 9일 화요일이 대체공휴일이 돼요. 기차표를 끊기 전에 정부 발표로 한 번 더 확인하세요.
이 날짜들은 확인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어요. 정책브리핑 검색 화면이 저희 쪽에서 열리지 않아서, 한국천문연구원 음양력 변환표로 2026년 9월과 2027년 2월을 직접 조회했어요. 대체공휴일은 관공서 공휴일 규정을 옮겨 둔 자료를 보고 계산했고요.
상차림 이야기는 명절 한두 달 전에 꺼내는 편이 나아요. 당일 부엌에서 꺼내면 이미 장을 다 본 뒤라 바꿀 게 없거든요. 설이라면 연말 모임이 몰리기 전인 11월쯤이 무난해요. 지난 추석 기억이 아직 생생할 때라 “그때 전 부치느라 힘들었잖아요”라는 말도 자연스럽게 나와요.

예를 들어 이런 분이 있다고 해 볼게요. 삼 남매 중 둘째인 30대가 올해 추석에도 이틀 동안 전을 부쳤어요. 동태전, 동그랑땡, 꼬치전 세 가지요. 설엔 줄이자고 하고 싶은데 어머니가 서운해하실까 봐 망설여져요.
그래서 11월에 대화방에 표준안 기사를 올리고 이렇게 물었어요. “설 차례상은 9가지로 하고, 전은 한 가지만 부치면 어때요?” 어머니 답은 “동그랑땡은 너희 아버지가 좋아하셨으니 그건 하자”였어요. 전은 세 가지에서 한 가지로 줄었고, 장보기는 첫째, 설거지는 막내가 맡기로 했어요.
대화방에 올릴 때는 질문마다 고를 답을 붙여 두면 답이 빨리 와요. 이런 식이에요.
- “설 차례상은 표준안처럼 9가지로 할까요, 지금처럼 할까요?”
- “전은 몇 가지 부칠까요? 한 가지, 두 가지, 지금처럼 중에서 골라 주세요.”
- “장보기는 누가 맡고, 비용은 한 집에 얼마씩 낼까요?”
비용은 형제끼리 금액을 미리 정해 두는 게 깔끔해요. 봉투 금액을 맞추는 방법은 축의금 금액을 정하는 순서와 비슷해요.
먼저 해 본 사람들은 명절 상을 줄이다 어디서 막혔을까요?
브런치에 올라온 명절 글 2편, 한국리서치의 2026년 추석 조사, 관련 기사 2건, 연관검색어 세 가지를 모아 봤어요. 블로그 검색 결과는 상 차리는 법 정리가 대부분이라, 가족 이야기가 담긴 글만 골랐어요.
줄이자고 해 놓고, 당일엔 예전 상으로 돌아가요
간단히 하자는 말이 나와도 막상 명절이 오면 늘 차리던 상을 다시 차린다는 명절 에세이가 있었어요. 한국리서치 2026년 추석 조사에서도 차례를 지낼 사람의 52%가 전·나물·탕 대부분을 직접 만들겠다고 답했어요. 장을 다 본 뒤에는 바꿀 게 없어서 그래요. 가짓수는 장보기 전에 대화방에서 목록으로 정해 두세요.
누가 얼마를 낼지에서 이야기가 끊겨요
차례를 그만두기로 한 어느 집 후기를 보면, 형제마다 내던 차례비 대신 음식을 한 가지씩 준비해 오기로 형제 회의에서 정했대요. 준칙과 표준안 어디에도 비용 이야기는 없어요. 금액으로 나눌지 음식으로 나눌지 한 가지 방식을 형제끼리 정해 두면 해마다 같은 말을 안 해도 돼요.
과일 놓는 순서를 찾다가 시간을 다 써요
연관검색어를 보면 차례 순서와 차리는 법을 묻는 말이 여전히 위쪽에 있어요. 블로그 글도 5열 배치와 홍동백서 설명이 많았고요. 그런데 성균관은 홍동백서·조율이시가 예법 문헌에 없는 말이라고 했어요(이데일리 2023년 기사). 놓는 자리는 가족이 합의하면 되니, 우리 집이 해 오던 배치를 사진으로 남겨 두는 편이 빨라요.
차례상 간소화가 어려운 집도 있어요
표준안의 한계도 알고 꺼내야 해요. 위원회는 이 표준안이 경제적 부담과 남녀·세대 갈등을 푸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했어요. 출발점이지 결론은 아닌 거예요.
무엇보다 표준안은 한 단체의 권고예요. 종가나 문중처럼 대대로 내려오는 예법이 있는 집이라면 표준안을 들이밀어도 바뀌지 않는 게 자연스러워요. 그런 집은 집안 어른의 방식이 기준이에요.
지역마다 상에 올려 온 음식이 다른 것도 이유예요. 늘 올리던 음식이 빠지면 우리 집 차례 같지 않다고 느끼는 어른이 계세요. 같은 음식도 지역마다 이름과 모양이 다른 사례는 지역마다 다른 음식 이름에 정리해 뒀어요.
결혼으로 두 집안의 방식이 만나는 경우도 있어요. 한쪽 방식으로 다른 쪽을 고치려 들면 해마다 같은 말이 오가요. 이럴 때 표준안은 어느 집 편도 아닌 참고 자료로 꺼내기 좋아요.
표준안이 답하지 않는 것도 있어요. 9가지로 줄여도 한 사람이 장보기부터 설거지까지 다 하면 부담은 크게 줄지 않아요. 가짓수는 표준안으로, 일손과 비용은 가족 대화로 따로 정해야 해요.
다음 설 차례상, 우리 집은 어떻게 정할까요?
- 표준안이 잘 맞는 집 준비하는 사람이 한두 명에게 몰려 있고, 어른들도 간소화에 크게 반대하지 않는 집이에요. 9가지 목록을 그대로 장보기 목록으로 쓰면 돼요.
- 다르게 가는 편이 나은 집 종가·문중 예법이 있는 집, 전 부치는 시간이 가족 모임인 집이에요. 가짓수는 그대로 두고 담당과 비용부터 나눠 보세요.
- 오늘 할 일 이번 추석에 올린 음식과 담당자를 기억날 때 적어 두세요. 설 상차림 대화의 출발점이 돼요.
올해 추석에 전 앞에서 허리를 펴지 못한 분께 한마디 드릴게요. 표준안은 누구를 이기려고 꺼내는 자료가 아니에요. “이런 기준도 있대요” 하고 식탁에 올려놓는 정도가 딱 좋아요. 오늘 할 일은 하나예요. 이번 추석 상차림을 사진 한 장과 목록으로 대화방에 남겨 두세요.
차례상에 피자나 스파게티를 올려도 되나요?
이데일리 2024년 2월 10일 기사에 이 질문이 나와요. 최영갑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은 “그것을 올리라고 권장은 못 하지만 제사를 지내고 싶은데 이것밖에 할 수가 없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답했어요. 고인이 좋아하던 음식이라면 가족과 의논해 올리면 돼요.
성묘는 차례 전에 가야 하나요?
상관없어요. 표준안은 차례 이전이든 이후든 괜찮다고 했고, 준칙도 성묘는 각자 편한 대로 하라고 적었어요. 연휴 교통을 보고 정하면 돼요.
기일 제사도 9가지로 줄이면 되나요?
기일 제사는 권고안이 따로 있어요. 2023년 11월 권고안은 밥, 국, 술, 과일을 기본으로 했어요. 시간과 날짜 계산은 기일 제사 날짜와 시간 정하는 법에서 다뤘어요.
관련해서 볼 글
출처와 근거
- 한국일보 – 성균관 차례상 표준화 방안 발표(2022년 9월 5일), 2026년 9월 확인
- 이데일리 – 설 차례상 표준안 소개(2023년 1월 22일), 2026년 9월 확인
- 경향신문 – 성균관 제사 권고안 발표(2023년 11월 2일), 2026년 9월 확인
- 이데일리 – 차례상 음식에 대한 성균관 답변(2024년 2월 10일), 2026년 9월 확인
- 건전가정의례준칙(대통령령 제31380호) 제20조~제24조, 2026년 9월 확인
- 한국천문연구원 – 음양력 변환(2026년 9월, 2027년 2월), 2026년 9월 확인
- 한국리서치 – 2026년 추석 명절 모임 및 일정 계획(2026년 9월 4~7일, 1,000명), 2026년 9월 확인
- 브런치 – 명절 차례를 줄인 가족 후기(2025년 10월 5일), 2026년 9월 확인
- 브런치 – 명절 에세이 「명절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2026년 9월 25일), 2026년 9월 확인
- 위키백과 – 대한민국의 공휴일(대체공휴일 규정, 보조 자료), 2026년 9월 확인
이 글은 2026년 9월에 확인한 건전가정의례준칙과 성균관 발표 보도를 옮긴 명절 관습 안내예요. 특정 상차림을 권하거나 집안 방식의 옳고 그름을 가리는 조언이 아니에요. 종가·문중 예법은 집안 어른께, 공휴일 날짜는 정부 발표로 다시 확인해 주세요.


